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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잔금 빌려준다?|집주인 대출 매물 80배 급증, 왜 은행이 아닌가

by 술픈베르테르 2026. 10. 24.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소 벽면. 붙어 있는 아파트 매물 정보 한 장에 낯익지 않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집주인 대출 가능.' 은행 대신 집을 파는 사람이 잔금을 빌려준다는 뜻입니다. 낯설게 들리지만, 이 문구를 단 매물이 7월 일 평균 2건에서 10월 일 평균 163.5건으로, 석 달 새 약 82배로 불어났습니다. 대출 규제가 촘촘해질수록 자금은 다른 문으로 새어 나갑니다. 과연 집주인 대출은 무엇이고, 매수자와 매도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오늘 정리해 드립니다.

📌 핵심 요약

• '집주인 대출 가능' 매물: 7월 일 평균 2건 → 10월 163.5건, 약 82배 급증
•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잔금 일부를 빌려주고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
• 배경: 6·27 대책 주담대 6억 상한 + 10·15 대책 고가주택 한도 추가 축소
• 불법은 아니지만 금융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가 늘어날 우려

1. '집주인 대출 가능' 문구, 석 달 새 80배로

2026년 10월 23일 매일경제가 부동산 데이터 서비스 '콕집'에 의뢰해 받은 자료가 시장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10월 셋째주 네이버부동산에서 '집주인 대출 가능' 등의 문구가 포함된 아파트 매매 매물은 10월 21일 기준 하루 평균 163.5건. 지난 7월 셋째주 2건에서 약 82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8월 셋째주 121.4건, 9월 셋째주 167.3건으로 급증한 뒤 10월 들어서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원래 강남권 일부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활용되던 거래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 다른 지역과 경기도까지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은행 문이 좁아지자 집주인이 대출 창구가 되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매수자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어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매도인들이 새로운 판매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이죠. 다만 광고 매물이 늘었다고 실제 집주인 대출 거래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이런 흐름이 확산한 배경에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가 있습니다. 6·2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 원으로 제한된 데 이어, 10·15 대책에서는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한도가 더 낮아졌습니다. 소득이 높아 상환 능력이 있어도 집값에 따른 상한을 넘을 수 없게 되자, 매도인에게 부족한 잔금을 빌리는 대안이 등장한 것입니다.

2. 집주인 대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나

은행이 빠진 자리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이 직접 자금 계약을 맺는 구조입니다. 단계별로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1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줌

은행 등 금융사가 아니라 집을 파는 매도인이 직접 돈을 빌려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른바 '사적 금융'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2

소유권 이전 + 매도인을 근저당권자로 설정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소유권을 넘기면서, 해당 아파트에 자신을 근저당권자로 설정해 미지급 잔금을 담보합니다. 담보 없는 신용거래가 아닙니다.

3

약정 기간에 원금과 이자 상환

매수인은 약정한 기간 안에 원금과 이자를 갚으면 됩니다. 이자율과 상환 조건은 당사자 간 계약으로 정해지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수입니다.

4

은행 한도 부족분을 메우는 용도

기준금리 3% 동결 상황에서도 대출 한도 규제는 그대로이기에, 은행에서 막힌 잔금을 집주인에게서 조달하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5

매도인의 장점: 거래 성사 + 이자 수익

당장 매매대금 전액이 필요 없는 매도인이라면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약정에 따른 이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팔리지 않는 집을 움직이게 하는 카드인 셈입니다.

6

매도인의 리스크: 채권 회수 위험

매수인이 돈을 갚지 못하면 채권 회수 위험을 떠안아야 합니다. 이에 일부 매도인들은 매수인의 소득 증빙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7

불법은 아니지만, 우회 논란은 남는다

집주인 대출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다만 은행 대출을 제한하자 금융회사 밖에서 매수인과 매도인이 직접 채권·채무 관계를 맺는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3. 어디서 얼마나 늘었나: 지역별 분포

집주인 대출 가능 매물은 여전히 강남권에 집중돼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지역 전체 대비 비중 특징
강남구 15.6% 가장 많은 비중
서초구 11.31% 강남3구 37.31%
송파구 10.40% 강남3구 37.31%
성동구 6.73% 강북권 상위
성남 분당구 6.12% 경기권 확산

눈여겨볼 대목은 매물 1만 건당 비중입니다. 전체 부동산 매물 1만 건당 집주인 대출 가능 물건은 경기 과천시가 25.06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성동구(21.59건), 동대문구(19.72건), 강남구(16.86건)가 뒤를 이었습니다. 절대 물량은 강남권이 많지만, 매물 대비 비중은 과천이 더 높은 셈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집값이 15억 원 이하인 아파트에서도 집주인 대출을 제안하는 매물이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전체의 24.8%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였고, 경기 의왕시 '인덕원삼호' 전용 84㎡는 호가 13억 5000만 원에 집주인 대출 가능 매물로 등록됐습니다. 고가주택만의 일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서도 은행 대출 외에 추가 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청약 시장의 신규 단지를 노리는 방법과 함께, 기존 매매 시장의 이런 변화도 함께 살펴둘 필요가 있습니다.

4. 집주인 대출, 계약 전 알아야 할 함정 4가지

사적 금융이 커질수록 가계부채 통계는 실제보다 작게 보일 수 있습니다. 집주인 대출은 금융권 가계대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주택 구입 관련 부채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라면 아래를 꼭 점검하세요.

💡 광고 매물 증가 ≠ 실제 거래 증가

'집주인 대출 가능'이라는 문구는 판매 조건일 뿐, 실제로 그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됐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실거래 흐름을 확인하세요.

⚠️ 규제 우회로 인식될 수 있다

불법은 아니지만 대출규제의 우회로로 주목받는 만큼, 당국의 인식과 향후 제도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이자율·상환 조건을 명확히 남기세요.

💡 매수인: 이자율과 약정을 꼼꼼히

이자율은 당사자 간 계약으로 정해집니다. 은행보다 불리한 조건일 수 있고, 분쟁 시 법적 다툼의 소지도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법률 검토도 고려하세요.

💡 매도인: 상환 능력을 반드시 확인

근저당권을 설정해도 채권 회수는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매수인의 소득 증빙과 상환 계획을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집주인 대출 매물 80배 급증, 관련 보도 보기

콩집 자료 분석과 지역별 분포, 규제 배경을 원문 기사에서 확인해 보세요.

자세히 보기

마무리하며: 급한 대출일수록 조건을 두 번 보세요

은행 문턱이 높아지자 집주인이 직접 대출 창구가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석 달 새 80배 넘게 늘어난 매물 문구는 그만큼 자금 조달이 팍팍해졌다는 시장의 신호입니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자율, 상환 기간, 근저당 조건을 계약서에 명확히 남기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채가 내 가계에 어떤 부담이 되는지 냉정하게 따져보세요. 집을 사는 일도, 파는 일도 결국은 숫자의 싸움입니다.

Q&A

Q. 집주인 대출은 불법인가요?
A. 아닙니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직접 채권·채무 관계를 맺는 것으로 불법은 아니지만, 대출규제의 우회로로 인식될 수 있어 향후 제도 변화를 지켜봐야 합니다.

Q. 이자는 은행보다 비싼가요?
A. 이자율과 상환 조건은 당사자 간 계약으로 정해집니다. 은행보다 불리할 수 있으니 계약 전에 여러 조건을 비교하고 법률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매도인은 왜 이런 조건을 내거나요?
A. 당장 매매대금 전액이 필요 없다면 거래를 성사시키면서 이자 수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팔리는 집을 움직이게 하는 판매 전략이기도 합니다.

Q.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서도 가능한가요?
A. 네, 전체 집주인 대출 가능 물량의 24.8%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입니다. 의왕 인덕원삼호(13.5억) 같은 사례도 있어 고가주택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Q. 가계부채 통계에는 어떻게 반영되나요?
A. 금융회사 밖에서 맺어지는 거래라 금융권 가계대출 통계에는 잡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주택 구입 관련 부채가 통계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